왜 molecular cloning이 분자생물학의 맨 첫 장에 등장하도록 구성했는가?

분자생물학은 진리에 관한 학문이 아니다. 아무리 진리에 가깝더라도 우리가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없다면 그것은 분자생물학에서 큰 가치가 없다. 생물학에서 ‘진리’라고 하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진화 다음으로 중요한 진리로 central dogma를 꼽겠다. DNA가 RNA를 만들고, RNA가 단백질을 만들고, 단백질은 모든 것을 만든다. 그리고, DNA가 자기 자신을 만드는 데 단백질이 필요하다. 이걸 진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태초에 단백질이 있었고, 매번 통일성 있는 단백질 공장을 만들기 위해 RNA가 생겨났고(또는 원래 있었으나 단백질을 위해 존재하게 되었고), 안정적인 단백질 공장공장을 만들기 위해 DNA가 생겨났을 것이다. 그러다가 이 DNA → RNA → 단백질 파이프라인이 고착화되어, 다시 말해, ‘주류’가 되어, DNA가 생명 대부분의 시작을 담당하게 되었으리라.

…라고 지금까지 이데아를 늘어놓았다. 이데아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하다. 이렇게 진리를 보는 방법과 습관, 그리고 때로는 이로부터 나온 새로운 진리를 다루는 학문이 바로 분자생물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황수석 교수님은 이러한 분자생물학의 특성을 보고 “분자생물학은 생물학의 언어다”라고 말씀하셨다.

생명현상을 미시적 수준의 machinery까지 해석하려면 무엇부터 보아야 할까? 진리를 아는 우리는 그 답이 당연히 DNA임을 알고 있다. DNA만 잘 다루고 이해해도, 그 후에 이어지는 RNA와 단백질까지 다루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합판 조각을 들고 조립하는 목수처럼 우리는 DNA 조각을 들고 조립할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한 가장 화학적인 해결법은 양을 늘리는 것, 조금 더 정확히는 농도를 짙게 만드는 것이다. 화학에서는 무언가 많으면 해결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우리는 DNA를 잡고 흔들 수 없기 때문에, 대신 DNA가 들어있는 물을 여기저기 부어버리려면 우리가 원하는 똑같은 DNA를 아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건 다시 말해 cloning이다. 이것이 이 글이 molecular cloning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유이다.


특정 DNA 분리 세포 안에서 대량 증폭

Gene of interest restriction ligation transformation colony selection PCR 확인 sequencing